1만 마리 호랑이를 그렸던 이목일 화백이 빨래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.
도대체 빨래판에다가 무슨 그림을 그린단 말인가?
그림이라면 화선지나 캔버스만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생각하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.
이 화백은 "빨래판은 우리 어머니들이 가장 가까이 두고 만지던 물건이며 온 가족의 때묻은 옷가지들을 빨래판에 두드리고 문질러 깨끗하게 빨아내던 도구, 그 빨래판을 그림의 재료로 삼는다는 것은 어머니의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하는 일이다"고 말했다.
이 화백은 지금 고향 함양에서 빨래판 연작을 진행 중이며 지금은 일부러 찾아도 없는 빨래판에다가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창조적 예술행위가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다.
그가 오랜 세월동안 떠나 있던 고향에 돌아와 보니 가장 절실하게 생각나는 사람이 어머니였다. "어머니는 모성이다 모성은 절대 불변의 사랑이다며 이 사랑은 우리가 탄생한 모태이며 돌아갈 안식처이기도 하다"고 말했다.
이 화백은 그동안 일본 미국 서울 등에서 창작활동을 했으며 한 때는 에로틱 아트로, 또 한때는 현실참여를 하면서도 늘 실험정신을 놓치지 않고 살던 화가였다.
이제 그의 고향 함양군이 예술촌을 만들면서 그를 촌장으로 영입,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.
그가 여기서 처음으로 떠올린 영감이 어머니에 대한 사랑, 이 사랑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인데 그 색채가 전부 원색적이다.
또 원색이 갖는 강렬한 이미지와 빨래판이 주는 바탕질감과 대체적인 주제가 되는 자연, 이 3박자가 이번 빨래판 연작의 오브제를 융화시키게 했다.
이 화백은 하루도 쉬지 않고 창작행위를 해야 하는 것이 작가의 타고난 운명이자 천직으로 삼는다.
비록 고단한 현실이지만 이 또한 천직으로 삼고 빨래판에 원색을 올린다.
이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연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는 무위를 찾는 것이며 지금도 칠해지고 있는 원색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.
어머니의 사랑 그리움, 빨래판에 담은 이목일 화백 저작물은 자유이용을 불가합니다.